시詩가 머무는 센텀이루다, 병동 시인들의 시를 소개합니다.
- 작성일 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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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가 머무는 센텀이루다, 병동 시인들의 시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센텀이루다의 시인으로 불리는 두 분의 시(詩)를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두 분은 이전에도 시를 통해 환자분들 뿐 아니라 많은 이루다인들에게도 위로와 희망을 주셨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 외출과 대면면회가 금지되어 답답한 병동생활을 하고 있는 모두의 마음을 잠시나마 말랑말랑하게 해 주시는 두 편의 시,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쉬어가는 여유, 지금 누려보실까요? :)
은유 작가는 기계적인 일상의 노예가 아닌 사유하는 인간임을 느끼고 싶어서 시를 매일 30분씩 읽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시적인 순간을 만난다. 그런 순간을 공감하기 위해 시를 읽는다. 시를 통해 삶의 비애를 느끼고 그 비애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시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시를 읽고 쓴다".
공간
- 이종국 -
멀리 빌딩숲 속에서
불빛이 반짝인다
내가 갖는 공간은 어디일까
우주의 공간일까
불빛이 머무는 공간일까
나의 인식은 나를 떠나지 않고
공간 속을 멤도는
작은 새가 되었네
공간을 끝없이 해체하여
훨훨 날아가리라
- 코로나19로 인한 공간의 의미를 생각하며 -
공간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죠.
공간에는 삶이 담기고 추억이 더해지며
우리의 모든 희노애락을 담아내는,
삶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만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라는 웃픈 시대,
코로나시대의 핫키워드 중 하나가 '공간'일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간의 이동이 일어나며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가치가 높아진 시대입니다.
▲ 다소 불편한 손이지만 항상 글쓰기와 공부에 열심이신 이종국님
활동의 제약이 많은 병동 생활 가운데,
코로나로 인해 꽁꽁 묶인 것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분들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공간이 주는 의미는 더욱 무게감 있게 다가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종국님의 시가 주는 메세지는
진한 여운으로 남고 많은 환자분들에게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달팽이의 여행
- 박 지 현 -
우리들 보기엔
기껏해야 그 곳에서 그 곳까지
그러나 그들의 생각은
우리와 달라요.
두 뿔을 곧추 세우고
초록잎 아침이슬을 타고
쉼없이 오직 한 길로만
별빛 내리는 밤이슬을 타고
지구 한 바퀴 돌아
이곳까지 왔노라고
걸음의 속도와 방향은 다르지만
각자 자신의 속도로 쉼 없이 걸어가는 우리네 모습을
달팽이로 표현하신 박지현님의 '달팽이의 여행'
모두가 바쁘게 달려갈 필요가 없고
모두가 일등을 할 수도 없습니다.
성경에는 달란트 비유가 나옵니다.
사람마다 그릇의 크기도 색깔도 모양도 다 제각각이죠.
각자 받은대로 남기면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 달란트 받은 사람이 열 달란트를 남길 필요는 없습니다.
(* 유대인들의 화폐단위였던 달란트는 일반적으로 '타고난 재능과 소명'으로 비유됨)
무한경쟁의 시대, 스펙 쌓기나 소유에 과몰입된 세대
코로나로 인해 비지니스 플랫폼이 크게 변화된 가운데,
살아남기 위한 과잉경쟁에 더욱 내몰리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박지현님의 '달팽이의 여행'은
이 시대에, 잔잔한 울림이 됩니다.
비록 느리더라도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아니, 느림의 미학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두 편의 시로 잠깐의 여유를 가져보셨나요?
필자도 포스팅을 하면서 두 편의 시 덕분에 공간과 느림의 미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위드 코로나시대, WITH라는 단어에 마음이 쏠립니다.
언택트 시대지만, 우리는 WITH 할 수 있습니다 :)
이상, 재활의 중심! 재활을 이루다! 센텀이루다재활요양병원에서 알려드렸습니다.